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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옛날 옛적에, 바다 깊은 곳에 인어들이 사는 성이 있었습니다.
성에는 인어의 임금님과 6명의 공주님이 살고 있습니다.
공주님은 15살이 되면 바다를 떠나서 인간 세계로 가는 것이 허가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어린 인어공주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도 빨리 인간 세계를 보고 싶다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인어공주에게 인어의 할머니가 가르쳐주었습니다.
『알겠니? 인어공주야. 인간의 영혼은 죽으면 하느님의 곁으로 갈 수 있지만 그 대신 금방 죽고 만단다. 하지만 우리들 인어는 죽으면 바다의 거품이 되어버리지만 300년이나 살 수 있단다.』
그러니까 인간보다 인어인 편이 좋다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그래도 인어공주는 인간 세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인어공주도 15살이 되어 바다 위로 향하는 길에 나섰습니다.
인어공주가 인간 세계에서 제일 처음 본 것은 커다란 배였습니다.
『와, 정말 멋진 배야. 저 사람은 누구지?』
배에는 인간의 왕자님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왕자님의 16살 생일로 배 위에서는 호화로운 파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멋진 사람이야……』
인어공주는 첫눈에 그 아름다운 왕자님에게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바다에 태풍이 다가와서 왕자님이 타고 있던 배가 쓰러졌습니다.
『큰일이야!』
인어공주는 바다에 떨어진 왕자님을 서둘러서 구출해서 몸을 안고 해변으로 헤엄쳤습니다.
『왕자님, 괜찮으신가요!』
왕자님이 눈을 뜰 때까지 인어공주는 열심히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그 장소에 인간 소녀가 다가왔습니다.
놀란 인어공주는 바닷속으로 숨었습니다.
인간의 여자아이가 쓰러진 왕자님을 발견하고 말을 거니 마침 왕자님은 눈을 떴습니다.
왕자님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구해주신 거군요. 정말 고마워요』
왕자님은 인어공주가 아니라 인간 소녀가 구해줬다고 착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인어공주는 실망하여 바닷속의 성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인어공주는 왕자님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맞아, 나도 인간이 되면 또 왕자님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한 인어공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마녀를 찾아가서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마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좋아, 너의 꼬리를 인간의 다리로 만들어주지. 하지만 그 다리는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나이프를 밟은 것같이 아플 거야. 그리고 만약 네가 왕자님과 결혼하지 못한다면 너는 두 번 다시 인어로 돌아오지 못하고 바다의 거품으로 사라지게 될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좋아. 설령 그렇더라도 나는 다시 한번 왕자님과 만나고 싶어』
『그래그래. 그럼 소원을 이루는 대신에 네 목소리를 받겠어. 네 노래는 인어 중에서도 제일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인어공주는 자신의 목소리와 교환하여 마녀로부터 인간이 되는 약을 받았습니다.
인어공주는 해변에서 그 약을 마시자, 순식간에 인어공주의 꼬리는 인간의 다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녀가 말했듯이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 없었습니다.
그곳에 왕자님이 찾아왔습니다.
『괜찮으신가요? 걷지 못하는 건가요? 그럼 성으로 함께 오시죠』
왕자님은 걷지 못하는 인어공주를 성으로 데리고 돌아가 마치 동생과 같이 귀여워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동안 인어공주는 왕자님의 곁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만, 어느 날 왕자님이 인간의 소녀와 결혼한다고 들었습니다.
아니에요. 그날 당신을 구한 것은 그 소녀가 아니라 저예요!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도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왕자님과 결혼하지 못한 인어공주가 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립니다.
그날 밤 인어공주의 언니들이 나이프를 들고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으로 왕자님의 가슴을 찔러서 죽이도록 해. 그리고 그 피를 다리에 바르면 너는 인어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왕자님을 죽이면 거품이 되지 않아도 돼……』
인어공주는 나이프를 들고 왕자님의 방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잠자고 있던 왕자님의 가슴을 향해서 나이프를 치켜들었습니다.
『……잘 있어요, 왕자님』
하지만 인어공주는 왕자님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
인어공주는 나이프를 버리고 왕자님에게 키스하고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는 거품이 되어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거품이 된 인어공주의 귀에 신비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인어공주. 너는 왕자님을 죽이지 않았어.
그러니까, 만약 네가 공기의 정령으로서 연인들을 상냥하게 지켜볼 수 있다면, 그때 너의 영혼을 왕자님의 곁으로 돌려보내 주마』
정말로?
나는 언젠가 다시 한번 왕자님과 만날 수 있는 거야? 프리즌――
그곳은 갑자기 세계에 내려온 악마의 씨앗이 싹튼 곳.
하늘에서 내려온 그 씨앗은 뿌리를 내린 대지를 썩게 하고, 건물을 뒤틀어버리고, 생물은 집어삼켜 그 형태를 바꾸게 하였다.
그렇게 지하 깊숙이 가라앉아 태양조차 빼앗긴 도시에서 사람들은 프리즌이 만들어낸 이형의 괴물 『메르헨』을 겁내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 프리즌 안에서 인류는 괴물에게 대항하기 위한 조직인 『여명해방전선』을 만들었다. 메르헨에 대항하기 위한 부대―― 『혈식소녀대』는 프리즌에서의 탈출하기 위하여 자신의 손을 피로 물들이며 감옥탑을 오른다.
그렇게 그녀들은 태양을 되찾았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이곳이 『수족관』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깨달았을 때는 나는 이미 이곳에서 혼자서 살고 있었다. 주변에는 신비한 생물들도 있었지만 나와는 생김새도 전혀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아서, 왠지 무서워서 접근하진 않았다.
말은 어느샌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
나는 언제나 혼자서 외로웠다.
나의 보물은 수족관에서 주운 망가진 마이크다.
나는 그 마이크로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노래만이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주변에 있는 이상한 생물들도 말은 통하지 않아도 노래는 궁금한 것인지, 최근에는 내 노래를 들어주기 시작한 아이도 있다.
어쩌면 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되면 다른 아이들과도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여 나는 어느 날, 용기를 내서 이상한 생물들의 집단에 접근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노래 불렀다.
……하지만.
내 노래는 그 생물들에게 불쾌했던 것일까?
『키이이익!』
내 노래를 들은 이상한 생물들은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아…… 어째서!?』
황급히 도망쳤다. 하지만 다리가 걸려서 넘어졌다.
그곳에 이상한 생물이 몰려들어서 때리거나 손톱으로 할퀴거나 하였다.
『아파! 하지 마!』
열심히 소리쳤지만 물론 그만두지 않았다. 피부가 찢어져서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낀다. 점점 아픔이 심해진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하지만 동시에 아픔과는 다른 시커먼 무언가가 내 안에서 팽창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 거야? 내 노래가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어?
나는 그저 친해지고 싶었던 것뿐인데?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순간 세계가 일그러지는 듯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그 시커먼 무언가가 내 안에서 폭발할 것처럼 되어서――

『야!』
갑자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괴물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본다.
나도 그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작은 아이가 서 있었다.
이상한 생물이 아니다. 나와 같은 모습. 인간이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작은 아이다.
『그, 그, 그 아이한테서 떨어져! 괴롭히지 마!』
어리지만 의외로 용감한 목소리가 이상한 생물들을 향해서 소리친다. 그 소리에 놀란 것인지 생물들은 허둥지둥 도망쳤다.
『괜찮아?』
그 아이가 나를 향해 돌아봤다. 짧은 검은 머리가 한 웅큼만큼만 빨강과 하얀색으로 물든 부분이 있어서 그 선명한 색에 시선을 빼앗겼다.
남자아이인가? 잘 보니까 다리를 작게 떨고 있었다.
이 아이도 무서웠을 텐데 나를 구해줬어. 하지만, 이 아이는 대체 누구지? 지금까지 이 수족관에 나 이외의 사람은 없었는데?
……아니, 틀려. 그보다 먼저 해야 할 말이 있어. 이 아이는 나를 구해줬으니까.
『저기,』
『이, 있잖아!』
하지만 내가 감사의 말을 전하려는 목소리를 가로막으며 그 아이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 네!!』
나도 모르게 감사의 말을 하려던 걸 잊고 대답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인사? 자기소개? 또 이상한 생물이 올지도 모른다는 주의?
순식간에 머리를 지나가는 예상을 한참 초월하는 의외의 말을 이 아이는 너무나도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부디 저를 당신의 신부로 삼아주세요!』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신부? 신부라니 그 신부 말이야? 이 아이를 내 신부로? 나는 여자아이인데? 그보다 이 아이는 남자아이가 아닌 거였어? 여자아이야? 그 보다 만나자마자 갑자기 결혼이라니?
……신기한 점은 얼마든지 있었다. 대답하기보다 먼저 물어볼 것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 그 말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나는 정신 차리고 보니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다면 괜찮아』
『뭐?』
『신부로 삼는 것이 아니라 왕자님이 되어준다면 괜찮아』
그 아이는 눈을 크게 깜빡이며.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 공주님』

이렇게.
갑작스럽지만 우리들은 결혼했다.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어떤 공주와 왕자의 이야기.
거품이 되어 사라졌을 공주와 미래를 훔쳤을 왕자의 또 하나의 감옥탑의 이야기.
꿈도 환상도 아니다.
이것은 그곳에 확실히 존재했던 테오필의 기적의 이야기――